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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거지 부루스 (feat. 수세미) 이제 주부 3년차로 좀 실력이 늘었다 싶은 부분 두 가지. 1. 보이는 것과 숨길 것을 구분하고 적절히 배치하는 것 2. 주방 살림은 '건'과 '습' 두 가지만 알면 된다는 것 물에 담가 둬야지만 되는 일들이 있고, 모든 물기가 완전히 말라야만 되는 일들이 있는데, 이게 주방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현상과 활동의 전부다. 제대로 안 지켜지면 살림하는 당사자만 힘들어지므로 되도록 주의점이나 노하우를 잘 지키려고 한다. (건과 습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 포스팅에서 제대로 해 보겠다) 그 노하우 중 한가지가 수세미 관리인데, 나는 수세미 유목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가지 타입에 정착하지 못했다. 미국 마트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있는 스카치 초록 수세미는 너무 빳빳해서 사용감이 좋지 않았다. 일회용 페..
드라마 보며 한 설거지가 나의 우울감을 키웠을까 전업주부인 내 모습에서 울엄마를 보다 살림을 하다 보면, 하루 종일 하는 일은 많은 것 같은데 집안 상태는 늘 제자리인 것만 같은 때가 많습니다. 내가 일을 잘 못해서 그러는 건지, 아니면 살림이란 게 원래 이런 건지 한숨만 나옵니다. 어떤 때는 내가 집의 가사를 책임지는 안주인이 아니라 그저 비효율적인 노동자(?)일 뿐인 것 같아서 자존감은 떨어지고요. 이런 날들이 계속 되고 한국에 대한 향수까지 깊어지자, 저는 어느 순간 하루 종일 한국 티브이를 틀어놓고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. 집에 말 못하는 아기랑 둘이 12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이, 그리고 고향의 소리가 그리웠거든요. 엄마가 떠올랐습니다. 정확히는 설거지 하시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요. '엄마는 저 드라마 시작하기만 기다리셨..